지난달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30대 종업원이 손님이 건넨 술을 마신 뒤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술을 건넨 남성 역시 인근 공원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는데 결국 숨졌다. 둘의 사인은 ‘필로폰 중독사’. 손님의 차 안에서는 2100여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피의자 5명을 이달 초 구속했다.
외국에서 밀반입된 마약은 주로 다크웹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경기북부청 마약수사대는 최근 필로폰 밀수책인 태국인과 유통 및 투약 사범 25명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필로폰 15㎏을 압수했다. 시가 510억원 상당으로, 51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들은 다크웹을 통로로 마약을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까지 검거된 마약류 사범은 모두 74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늘어났다. 마약 사범이 꾸준히 늘자 경찰청은 오는 10월까지로 예정됐던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29일 밝혔다.
교통사고 현장에서도 마약이 발견되고 있다. 최근 40대 한 남성은 마약을 투약한 상태로 경인고속도로 광명IC 램프구간에 차량을 세워뒀다가 붙잡혔으며, 지난 6월 교통사고 후 도로에 드러누웠던 30대의 차량에서는 마약 의심 물질과 주사기가 나왔다. 경찰은 음주나 무면허 운전이 아닌데도 비정상적으로 운행해 사고가 발생하면 약물 투약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또 클럽·유흥업소에서 이용객이 마약을 투약하는 경우 업소 관계자에 의한 조직적 유통이나 암묵적 방조 행위 등도 적극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