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경기도 안성의 한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아이들이 들뜬 마음으로 저녁 식사를 기다렸다. 저녁 메뉴로 예정에 없던 삼겹살 반찬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돼지고기 메뉴에 아이들은 “오늘 고기 먹는거예요?”라며 반겼다(사진). 이날 아이들의 저녁 메뉴는 두부된장찌개와 건새우볶음, 시금치 무침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교보교육재단과 도드람이 해당 그룹홈에 7㎏의 삼겹살과 목살을 지원하면서 제육볶음으로 메뉴가 바뀌었다.
교보교육재단과 도드람은 이 그룹홈을 포함해 전국 아동·청소년 그룹홈에 삼겹살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 탓에 보육시설 등에 있는 아이들의 식단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국민일보 7월 20일자 2면 참고)가 이 사업의 계기가 됐다. 지난 18일 돼지고기 지원을 원하는 그룹홈 150곳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올렸는데, 공지가 나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신청이 마감됐다.
안성 그룹홈 관계자는 29일 “물가가 올라 기존 식비로는 아이들이 먹고 싶은 걸 충족하기 어려워 사비까지 써도 장 보기가 부담이었다”라며 “지원을 받아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다’고 말하자 아이들이 눈치보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해당 그룹홈은 물가 상승 여파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고기 반찬을 제공하던 상황이었다.
기사에 사연이 소개됐던 충북 그룹홈 아이들도 이번 주말 ‘삼겹살 파티’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 역시 물가 상승 여파로 삼겹살 외식을 절반으로 줄였다. 이 시설 관계자는 “보도를 계기로 삼겹살 지원이 이뤄져 감사하다”며 “아이들이 다같이 즐겁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