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따라간 고가 오피스텔… 매매 반토막에 ‘전세의 월세화’

입력 2022-08-30 04:07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 모습. 연합뉴스

고가 오피스텔의 거래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오피스텔 매매에 쏠렸던 시장의 관심이 전세를 거쳐 월세로 옮겨가는 흐름도 관측된다.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침체를 겪는 아파트의 뒤를 오피스텔이 그대로 따르고 있다.

부동산R114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건수가 2만5961건이라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3만1859건)와 하반기(3만298건) 대비 각각 18.5%, 14.3% 감소한 수치다. 거래량은 고가 오피스텔에서 더 뚜렷하게 줄었다.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오피스텔 매매는 올 상반기 14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54건), 하반기(339건)와 비교해 각각 60.5%, 58.7% 감소했다. 이와 달리 9억원 이하 오피스텔 매매는 올 상반기 2만582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만1505건)와 하반기(2만9959건)보다 각각 18.0%, 13.8% 줄어드는 데 그쳤다.

거래량 감소로 가격 상승세도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0.03% 줄었다. 오피스텔 가격은 2020년 11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주택시장에서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한다. 지난해에는 아파트 가격이 치솟은 데다 중장기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자 가족 단위 실거주가 가능한 대형 오피스텔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올 들어 금리가 치솟아 아파트를 향한 관심이 꺼지고, 대체재인 오피스텔의 인기도 함께 식고 있다.

이미 아파트 시장을 휩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오피스텔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은 지난 1월 5.01%에서 6월 5.12%까지 올랐다. 전세 부담이 월세로 옮겨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 2분기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직전 분기 대비 0.39% 상승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