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교회(이상화 목사)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기존 지역 중심 소그룹을 연령 사역 친분 등을 중심으로 재편해 주목받고 있다. 소그룹이 말씀과 삶을 나누는 ‘영적 그물망’ 역할을 하면서 엔데믹 상황에서도 교회 전체가 강한 공동체성을 발휘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서현교회의 실험은 소그룹 다양화의 주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현교회는 2018년까지 대다수 전통교회처럼 구역별로 소그룹 모임을 가졌다. 주된 형태는 남성 여성 부부 소그룹이었다. 전체 소그룹 192개 중 남성 소그룹은 55개(28%), 여성 소그룹은 99개(52%), 부부 소그룹은 38개(20%)였다. 하지만 소그룹 내 연령대가 넓어 구성원 간 친밀감을 형성하기는 쉽지 않았다.
서현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하반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새로운 소그룹을 원할 경우 어떤 형태를 원하는지 물었다(그래픽). 지역별(44%), 연령별(39%) 소그룹 희망자가 가장 많았다. 사역별(14%) 소그룹을 원하는 이들도 꽤 있었다. 평소 친한 가정과 직장인, 전업주부 등 기타 소그룹 희망자는 3%였다.
서현교회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가까운 지역-나이 중심으로 소그룹을 개편하되 사역별 소그룹 등을 만들었다. 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 대표이기도 한 이상화 목사는 “지역과 나이 등 획일적인 그루핑을 지양하고 다양하고 역동적인 소그룹을 만들어 가야 한다. 소그룹은 1세기의 복음을 21세기 현대인에게 전할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며 소그룹 목회 비전을 실천했다.
개편 후 서현교회는 소그룹 활성화를 위해 월 1회 주일 오후 예배 시간을 ‘사랑방데이’로 정하고 교회 모든 공간에서 소그룹 모임을 갖도록 했다. 이후 월 1회 이상 지속적인 모임을 하는 사랑방이 60~70%로 늘어났다. 그전까지는 월 1회라도 지속적으로 모이는 사랑방이 30%에 불과했다.
개편으로 성도 간 유대감이 더 강해지면서 코로나 기간에도 소그룹 50~60%가 줌(Zoom) 등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교제했다. 소그룹이 독거 어르신을 돌보는 사역 단위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 도입으로 소그룹 리더 훈련 참석자 참석률이 22%에서 83%까지 높아졌다.
올해 초부터 소그룹(사랑방) 리더가 된 조금지(45) 집사는 “매주 수요일 오전 소그룹 리더 모임에서 성경공부 후 사랑방 모임에서 나눌 수 있어 든든하다”며 “정기적인 소그룹 모임 덕분에 형편이 되는 구성원 모두 찬양팀, 예배팀에서 봉사하고 교회 사역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했다.
서현교회는 앞으로도 소그룹 세분화와 다양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서현교회 제자훈련원 담당 임학용 목사는 29일 “소그룹 활성화로 우리 교회는 엔데믹 상황에서 더 견고한 공동체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은 오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현교회에서 ‘소그룹 리더십 개강 세미나’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