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러 가스 축소에… 유럽 천연가스 재고량 대폭 줄 듯”

입력 2022-08-29 04:04
국민DB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에 가까워지면서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재고량이 러시아의 공급 축소로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 포커스’ 자료에 실린 ‘러시아의 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현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겨울 EU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대규모 생산 차질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공급량이 최대치 대비 20%에 그칠 경우 유럽의 올해 12월 천연가스 재고량은 659TWh(테라와트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투자 감소 등으로 천연가스 공급 능력이 제약됐던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재고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터빈 고장 등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공급량을 최대치 대비 20% 수준으로 줄인 바 있다.

EU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또 천연가스 사용량의 36%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EU 국가들은 미국 등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고,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는 양해각서를 아제르바이잔과 체결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천연가스 공급 부족을 개선시키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낮은 재고량과 겨울철 천연가스 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여전히 가격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