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가상 이미지’ AR 활용, 집에서 뇌졸중 재활 치료

입력 2022-08-29 21:12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재택 뇌졸중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증강현실(AR)’을 활용해 뇌졸중 환자가 집에서도 언제든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뇌졸중 발생 1년 안에 환자의 73%가 겪는 낙상사고 예방에 효과적임이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장원혁 교수팀은 뇌졸중 환자 대상으로 보다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AR 재택운동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증강현실은 현실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사용, 현실감을 더한다. AR 재택운동 프로그램 역시 자신의 집을 배경으로 여러 동작을 연습할 수 있어 실제 생활과 같은 효과를 준다.

연구팀은 뇌졸중 환자 68명을 기존 재택운동 프로그램 그룹과 AR 재택운동 프로그램 그룹으로 나눠 한 달간 살폈다. 기존 재택운동 프로그램은 그림이 포함된 서면 안내문을 보고 진행하는 방식이다.

AR 재택운동 프로그램은 AR 장비를 집에 설치해 사용한다. 설치된 모니터 앞에 서면 센서가 환자 몸을 인식해 스크린을 통해 움직임을 보여준다. 동작들은 점수로 환산돼 각 세션에서 80% 이상 달성 시 다음 레벨로 넘어간다. 매 세션마다 기록된 환자 재활운동 점수는 전문 치료사들에게 전달된다. 수시로 전달되는 개별 운동 기록을 바탕으로 치료사들은 매주 진행하는 전화 상담 때 환자 치료 현황에 맞는 피드백을 해준다.

환자들은 프로그램 이용 전과 직후, 한 달 이용 후 총 세 번 평가를 진행했다. 두 그룹 모두 시행 후 균형 기능 및 심리 평가가 향상된 걸로 나타났다. 균형 기능과 삶의 질 점수는 1~2점 차이로 AR 재택운동 그룹이 기존 재택운동 그룹보다 다소 높았다. 심리 평가 중 우울감은 두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으나 낙상에 대한 두려움은 AR 재택운동 그룹이 프로그램 이용 전보다 이용 후 점수 차이가 더 컸다. 기존 재택운동 그룹은 프로그램 이용 전(21.7점)과 한 달간 이용 후(20.8점)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AR 재택운동 그룹은 이용 전(25점)보다 한 달 이용 후 낙상 두려움 점수가 5.7점이나 낮아졌다. 실제 AR 재활운동 프로그램 사용 시 낙상 사고는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이 확인됐다. 장 교수는 “뇌졸중 재활운동 프로그램에 AR기술을 접목하면서 집에서도 언제든 맞춤형 재활 치료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장애와 재활’ 최근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