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당정이 하나 돼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만 생각할 때 모든 어려운 문제들이 다 해소되고 우리 정부와 당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연찬회 만찬 자리를 찾아 “여러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권이 출범했지만 더 이상은 국제상황에 대한 핑계나 또 전 정권에서 잘못한 것을 물려받았다는 핑계도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에 신뢰를 드릴 수 있는 당정간 튼튼한 결속을 우리 전부 만들어내자”며 당정간 소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찬회에 참석한 정부 측 관계자들에게 “각료들도 많이 왔는데, 국회에서 오라고 할 때만 가지 말고, 누구든지 사전에 (당과) 다 상의하고 논의(하라)”고 당부했다. 최근 ‘만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처럼 당과 조율 없이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정권 초기에는 모든 것이 새로 세팅되기 때문에 팀워크를 제대로 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당정간) 더 팀워크를 강화하고 더 자주 만나면 지지율이 올라가고 성공한 정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은 을지연습이라 술은 못하지만, 술 마신 것과 똑같은 그런 즐거운 마음으로 회포를 풀자”며 의원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 연찬회를 떠나기 직전 “여러분들을 보니 가기 싫다. 털썩 주저 앉아서 밤새 얘기하고 싶다”고 말하자 의원들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장소에 있던 의원 한 명, 한 명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번 연찬회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열렸다. ‘통합·민생·미래’를 주제로 한 연찬회에는 의원 101명을 포함해 당정 주요 관계자 370여명이 총출동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 화합과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주 위원장은 “국민 통합, 작게는 우리 당의 화합도 포함되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국민을 통합하고 민생 문제를 적극 해결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계획을 짜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회가 당면한 주요 사명”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우리가 야당보다 두 배, 세 배 발로 더 뛰어 책임 있고 일 잘하는 집권 여당의 모습을 보이자”고 당부했다.
참석 의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각자 소속된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분임 토의를 갖고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정기국회에서의 주요 법안 처리 및 야당 공세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연찬회 이틀째인 26일 오전에 예정된 자유토론 시간에는 전당대회 시점 등 당내 민감한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선 연내에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목소리와 예산안 심사까지 완료한 뒤 내년 1~2월에 지도부를 뽑자는 주장이 맞붙고 있다. 주 위원장은 “전당대회 시기 결정은 비대위에 맡겨져 있다”며 “여러 의견을 듣고 비대위에서 결정하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12월) 예산안까지 잘 마무리짓고, 그 이후에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옳다”며 “이준석 전 대표의 거취는 생각하지 말고 국민들을 위해 최적의 시간을 합의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천안=강보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