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다시 날았다… 이집트서 3조원 수주

입력 2022-08-26 04:09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2일 오전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원전 APR1400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3년 만의 대규모 해외 원전 사업 수주다.

한수원은 25일 엘다바 지역의 원전 4기 건설 사업을 맡은 러시아 ASE사와 ‘원전 기자재·터빈 시공 분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엘다바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서북부 방향으로 300㎞ 떨어진 지중해 연안 해안 도시다. ASE는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자회사다. ASE는 2017년 1200㎿ 규모의 원전 4기 건설 사업을 이집트 원자력청에서 수주했다.

총사업비는 300억 달러(40조500억원) 규모로 사업 기간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이다. 한국은 2023년 8월부터 참여하는데 3조원 규모 사업비를 받게 됐다. 한수원은 원전에 들어가는 기자재 공급과 터빈 건물 시공에 참여한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원전 부분은 ASE가 담당하며, 한수원은 터빈 부분에서 가스설비 등 환경설비와 옥외 구조물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엘다바 프로젝트 수주는 윤석열정부 탈원전 폐기와 원전 수출 정책의 첫 번째 성과다.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 원전의 우수한 기술력과 안전성, 탄탄한 공급망이 입증됐다”며 “저부터 발로 뛰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우수한 원전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이집트 최초의 원전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국내 100여개 기업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수원은 국내 원전 기자재 업체들의 프로젝트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 공급사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사업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원전 기자재 및 시공업체에 일감 공급 등 원전 생태계 복원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체코·폴란드 등 중점 수주대상국에 본격적인 원전 수출을 위한 강력한 모멘텀을 만들어냈다”고 자평했다. 다만 원전 전체 건설이 아니라 러시아 업체의 하청 계약 형태로 참여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 차관은 “UAE 사례처럼 한국형 노형을 수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형태겠지만, 원전 생태계 복원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