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파업의 원인 ‘이중 구조’… 조선업 ‘소속 외’ 근로자 62.3%

입력 2022-08-26 04:05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가 지난 7월 18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 주변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원 300명 이상의 조선업체에서 일하는 10명 중 6명은 파견·용역 같은 ‘소속 외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사태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 국내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상시 300인 이상 근로자를 둔 3687개 기업의 ‘2022년 고용형태 공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3월 31일 기준 이들 기업의 전체 근로자 수는 지난해보다 26만1000명 늘어난 52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소속 근로자는 82.1%(429만9000명)였으며, 사업장 내 파견·용역 및 하도급 등을 뜻하는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은 17.9%(93만5000명)에 달했다.

지난해에 비해 소속 근로자는 19만명 증가했고 소속 외 근로자는 7만1000명이 늘었다. 수치로만 보면 소속 근로자가 더 많아졌지만 전체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소속 근로자 비중은 0.5% 포인트 감소했고 반대로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은 0.5%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조선업과 건설업의 경우 소속 외 근로자 비중이 단연 높았다. 조선업은 62.3%, 건설업은 47.3%로 제조업 평균(18.8%)의 2~3배를 웃돌았다. 조선업은 기계 설치·정비·생산직, 금속·재료 설치·정비·생산직, 전기·전자 설치·정비·생산직 및 제조 단순직 등이 소속 외 근로자의 주요 업무인 것으로 공시됐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구인난, 조선업 하청노조 파업 등의 근본적 원인은 열악한 근로환경과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같은 구조적 문제”라며 “노동시장 개혁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