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첫 전동화 모델… 곳곳에 아날로그 감성

입력 2022-08-28 20:19

‘뉴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사진)는 이탈리아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마세라티의 첫 전동화 차량이다. 지난달 6일 이 차량을 타고 서울에서 경기도 이천까지 왕복 약 110㎞를 주행했다.

전면 그릴 중앙에 박힌 ‘삼지창’ 형태의 앰블럼을 보자 가슴이 웅장해졌다. 마세라티는 앰블럼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운전석에 앉았다. 내부에는 군데군데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 있었다. 디지털 숫자가 아니라 바늘로 속도 등을 표시하는 계기판, 대시보드 중앙에 있는 동그란 아날로그시계, 장인이 ‘한땀 한땀’ 직접 바느질한 듯한 시트의 파란색 재봉선이 그것이다. 시트 가죽의 질감도 무척 고급스러웠다. 기블리(Ghibli)는 ‘북아프리카 사막의 모래 폭풍’이란 의미지만 이 차는 이름과 달리 거칠지 않았다. 점잖고 교양 있으며 부드러웠다. 다만 첫 전동화 차량인만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0.1인치의 커브드 터치스크린으로 디지털 느낌을 줬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 왼쪽에 있는 시동버튼을 누르자 ‘그르릉’ 소리를 내며 달릴 준비를 했다. 가속페달을 밟자 전기차처럼 속도가 신속하게 올라왔고 주행감도 경쾌했다. 코너링 쏠림 현상이 거의 없었고, 제동이 부드럽고 신속하게 반응했다. 이 차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7초다.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m, 최고속도 시속 255㎞의 성능을 발휘한다. 방향지시등 레버와 비상깜박이가 조작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했다는 점은 아쉽다. 가격은 1억1450만원부터 시작한다. 통상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비싸게 출시하지만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