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 모녀 추모식… 한 총리 “비극 재발 막을 것”

입력 2022-08-26 04:03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중앙병원에 마련된 세 모녀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병과 생활고에도 복지서비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경기도 수원 세 모녀의 추모식이 25일 공영장례 방식으로 엄수됐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빈소가 마련된 경기 수원시 수원중앙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공영장례 대상자의 종교가 확인되지 않으면 분기별 담당 종교가 추모 의식을 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숨진 세 모녀의 추모식은 원불교식으로 진행됐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3시 35분쯤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지하 1층에 도착했다. 이어 빈소에 들어가 위패 앞에 헌화한 뒤 추모 행사를 맡았던 원불교 교무(성직자)들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종교인들께서 대신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추모 행사 관계자가 전했다.

헌화를 마친 김 여사는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3분여 만에 장례식장을 벗어났다. 김 여사의 조문은 공영장례를 주관하는 수원시와도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 관계자는 “오신다는 전달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후 3시45분쯤 빈소를 찾았다. 한 총리는 “국가가 충분히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지자체와 잘 협조해 이런 일들이 없도록 하는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정사진 없이 위패만 놓인 빈소에는 추모식 진행자 7명을 필두로 이재준 수원시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 이상균 수원시 복지여성국장 등이 배석했다. 유족이 없는 빈자리는 시민들이 대신 메웠다. 위패 왼편으로는 윤 대통령이 보낸 조화도 놓였다.

장례 이틀째인 이날 빈소에는 일반 조문객들도 다수 찾아 세 모녀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 등 정치권의 발길도 계속 이어졌다. 주 위원장은 “주민등록법상 실거주지 문제 등 제도적 미비점을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세 모녀의 시신은 26일 오전 발인을 마친 뒤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될 예정이다. 세 모녀는 지난 21일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암과 희귀병을 앓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지만 화성시에서 수원으로 이사할 때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화성시와 수원시 모두 이들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긴급생계지원비나 의료비 지원 혜택,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