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과 5등을 잡아라… 민주 최고위원 선거 ‘각축전’

입력 2022-08-26 00:03 수정 2022-08-26 00:24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잠시 눈을 감고 있다. 민주당은 의총에서 법무부의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 개정을 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가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에 치러지면서 당대표 선거보다 최고위원 선거가 훨씬 더 치열하다. 특히 새 지도부의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가 사활을 걸고 맞붙고 있다.

현재까지 치러진 15개 시도 순회경선에서 친명계 후보 4명이 전원 당선권(5위 이내)에 들었다. 3선의 정청래 후보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26.40%로 첫 순회경선부터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서영교 장경태 후보가 10.84%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이재명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박찬대 후보는 9.47%로 5위에 올랐다.

하지만 비명계의 막판 추격도 만만치 않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후보가 23.39%로 1위 정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3.01% 포인트다.

마지막 한자리인 5위 경쟁은 더 치열하다. 유일한 호남 후보로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한 송갑석 후보가 지난 주말 치러진 호남 순회경선에서 약진했기 때문이다. 송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9.09%로 5위 박 후보와의 차이가 0.38% 포인트에 불과하다.

민주당 의원과 지지자들의 관심은 누가 1등(수석) 최고위원과 5등 최고위원이 되는지에 쏠려 있다. 수석 최고위원은 최고위의 모든 공개회의에서 당대표와 원내대표에 이어 발언하는 등 주목을 많이 받는 자리인데, 친명과 비명이 격돌한 이번 선거에서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가로 해당 진영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또 5등 최고위원을 비명계가 차지할 경우 출범이 확실해진 ‘이재명 지도부’의 결집력을 감소시킬 수 있어 관심을 모은다.

한 재선 의원은 “만약 친명 진영이 1등과 5등 최고위원을 모두 내주게 되면 친문(친문재인)의 이재명 지도부 흔들기가 생각보다 일찍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지지층은 친명계 후보 4인 모두가 최고위에 입성할 수 있도록 조직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2명의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는데, 특정 후보에게 표가 쏠려 의도치 않은 낙선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를 나눠 투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면 홀수년에 출생한 유권자는 정청래 서영교 후보를, 짝수년 출생자는 박찬대 장경태 후보를 찍는 식이다.

반면 비명 진영은 1만6000여명의 대의원 표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의원 투표가 전체 득표율에 30%나 반영되는 데다 아직 투표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반전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친문 핵심 의원은 “대의원 그룹에선 정 후보 지지세가 약하고, 호남 출신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고민정 송갑석 후보의 역전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수도권 경선 시작 전에 윤영찬 후보가 사퇴한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