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순종·남편의 사랑 중 어떤 게 어려울까

입력 2022-08-26 03:03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는 시편 23편을 다룬 신간 ‘예수님은 나의 선한 목자이신가?’를 통해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를 넘어 ‘내 잔이 넘치나이다’란 고백이 나오는 여정을 안내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은 오늘날 복음주의권을 대표하는 신앙고백이다. 24시간 예수님을 바라보며 성도들과 함께 예수동행일기를 써온 유기성 선한목자교회 목사가 이번엔 시편과 가정을 주제로 연속해서 책을 출간했다. 완악한 나의 자아를 죽이고 예수님을 만나 동행하게 된 이후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를 넘어 “내 잔이 넘치나이다”란 고백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섬세하게 풀어놓는다.

예수님은 나의 선한 목자이신가?/유기성 지음/규장

‘예수님은 나의 선한 목자이신가?’(규장)는 시편 17편에서 26편까지의 강해 설교집이다. 2년 전 시편 1편에서 16편까지를 다룬 ‘주밖에는 나의 복이 없다’(규장)의 후속편이다. 두 책은 오랜 세월 시편을 묵상하며 예수님과 동행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유 목사는 시편 19편을 강해하며 “저의 가장 큰 고민은 제 마음”이라고 털어놓는다. 사람들이 겉모습을 보고 자신을 괜찮은 목사,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목사라고 하는데 그래서 더 좌절했었다고 말한다. 그는 “마음이 더러웠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물론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이 있지만 수시로 더럽고 거짓되고 교만한 생각과 감정에 시달리며 이런 마음을 교우들 앞에 내놓기가 부끄러웠다고 했다.

유 목사의 이런 진솔한 고백은 성도들의 마음을 열게 한다. 군목 훈련을 받다가 다리를 다쳤을 때 주님이 아닌 부친을 의지하던 경험, 목회의 성공을 염원한 나머지 험지를 뜻하는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의 찬송가 323장 2절을 부르지 못했던 신학생 때 일화 등 본인의 부족함이 먼저 등장한다. 그는 목회자를 포함해 죄에서 벗어날 인간은 아무도 없기에 예수님 안에 거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주도 이기풍 목사 기념관에서 발견한 윤함애 사모가 후손들에게 남긴 유언, “5분 이상 예수님을 잊지 마라”를 떠올리며, “죄를 안 지으려는 노력보다 예수님 안에서 친밀하게 거하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의 하이라이트는 시편 23편이다. 1~6절을 하나씩 나눠 총 여섯 편의 설교가 이어진다. 하나님만 의지할 것, 죽으나 사나 예수님만 붙잡을 것, 성공의 길에서 의의 길로 방향을 전환할 것, 예수님과 함께함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 내 잔이 넘치는 경험과 더불어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는 기쁨을 누리라고 말한다. 유 목사는 “천국이라는 보화를 찾았고 내가 이미 그것을 소유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로 사는 가정/유기성 박리부가 지음/위드지저스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로 사는 가정’(위드지저스)은 에베소서 5장 25절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와 22절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말씀을 기반으로 한다.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비결은 황당할 정도로 간단하다면서 “부부가 한 몸인 것을 굳게 믿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의 2단원 ‘아내는 예수님께 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하라’는 유 목사의 아내 박리부가 사모가 강의한 내용이다. 아내의 관점에서 먼저 남편의 자존심을 이해하고, 남편에게 가장 치명적 상처는 아내에게 받는 자존심의 상처임을 기억하라고 당부한다.

아내의 순종과 남편의 사랑 중에 어느 쪽이 더 어려울까. 유 목사는 “논쟁할 필요가 없다. 나는 죽고 예수로 살면 저절로 되는 문제”라고 설명한다. 그는 “아내의 자아가 죽으면 순종이 나오고, 남편의 자아가 죽으면 사랑이 나온다”면서 “더는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배우자를 위해 살게 되며, 예수님이 자신을 통해 배우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신다”고 말한다. 책은 부부가 함께 예수동행일기를 쓰자는 권면으로 마무리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