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합계출산율 사상 첫 0.75명대로 추락

입력 2022-08-25 04:07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지난해보다 낮은 0.7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출생아 수는 25만명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국내 인구 이동은 4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인구 이동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2분기 0.82명보다 0.07명 더 줄어든 0.75명으로 파악됐다.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출생아 수는 5만9961명으로, 2분기 5만명대 출산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말한다. 지난해 전체 출산율은 0.81명이었다.

상반기 누적 출생아는 12만81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다. 보통 출생아 수는 연초에 많고 연말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올해 신생아는 25만명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결혼 건수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혼인 건수는 9만31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출산을 미루는 경향도 심화했다. 지난해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4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국내 인구 이동이 급격히 줄어든 것도 눈에 띈다. 지난달 국내 이동자 수는 4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3% 감소했다. 7월 기준으로는 4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인구 100명 당 이동자 수를 의미하는 인구이동률도 10.6%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통계청은 주택 매매 감소와 고령화를 인구이동 감소 요인으로 평가했다. 기준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대출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자 주택 매매를 꺼리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는 이사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 중인데, 7월 국내 이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는 5~6월 주택 매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5% 감소했다. 비싼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탈서울’ 현상이 일부 있지만 전체 이동량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주택 거래량이 국내 인구 이동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고령화도 국내 인구 이동 감소에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이 활발한 20~30대 청년층 인구는 감소했지만 한 곳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한 60세 이상 고령자는 인구가 늘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