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 직접 볶는 4000평 공장… 이디야 ‘3년 가격 동결’ 비결

입력 2022-08-25 04:06
이디야커피 직원들이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로스팅 공장 ‘드림팩토리’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디야커피 제공

지난 23일 경기 평택시 포승공단의 이디야커피 자체 로스팅 공장을 찾았다. 원두커피 생산시설에 들어서자 자동 투입 설비가 개당 60~75㎏에 이르는 생두 포대를 들어올린 뒤 칼날로 배를 갈라 내용물을 털어내고 있었다. 연간 최대 6000t의 원두를 생산하는 ‘로스팅동’과 스틱 커피, 파우더 제품 7억개를 생산하는 ‘비니스트동’에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만 들렸다. 일하는 직원은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이디야커피가 2020년 4월 완공한 4000평 규모의 자체 로스팅 공장 ‘드림팩토리’를 외부에 처음 공개했다. 이디야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을 잇따라 올리는 와중에도 최근 3년간 값을 유지하고 있다. 이디야가 가격 동결의 비결로 꼽는 건 드림팩토리다.

드림팩토리의 로스팅실은 원두를 볶는 열기로 뜨거웠다. 이디야는 직접 수입한 생두를 독일 프로밧의 ‘넵튠 500’과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스위스 뷸러의 ‘인피니티 1000’으로 로스팅한다. 지난해 9월 3500호점을 돌파하며 한국 커피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이디야는 연간 1000t 이상의 원두를 소비한다. 연간 최대 6000t을 생산할 수 있는 드림팩토리에서 이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커피 업체 대부분이 주문자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로스팅한 원두를 수입하는 반면 이디야는 자체 공장으로 유통 단계를 줄였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 로스팅 공장에서 인력을 투입하는 자리마다 기계와 로봇이 움직이고 있었다. 생두 투입부터 이물 선별, 로스팅, 포장까지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인건비를 최소화했다. 시간당 최대 400개의 생두 포대가 자동 투입되면 높이 12m에 달하는 전처리 시설이 이물질을 제거하고 크기, 중량, 색상이 알맞은 생두를 선별한다. 전체 과정은 중앙조정실에서 직원 1명이 통제한다.

이디야는 드림팩토리를 가격 방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오는 12월 괌에 진출한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이디야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평택=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