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산대교의 바닥판 균열은 부실시공된 콘크리트 바닥판 위에서 대형 크레인이 작업을 하다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1월까지 전면 보수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성산대교 안전성 검증 합동조사단’은 2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성산대교 안전성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균열이 일어난 바닥판은 콘크리트를 부어 만드는 기존 방식이 아닌 프리캐스트 공법으로 설치됐다. 프리캐스트 공법은 공장에서 제작된 콘크리트 바닥판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균열은 통행차선 확보를 위해 임시로 설치된 대형 바닥판 위에서 대형크레인이 작업을 하다 하중이 가중돼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 위원장인 김상효 연세대 명예교수는 “(임시 설치가 아닌) 교체가 완료된 바닥판 위에서 크레인이 작업한 구간은 균열이 전혀 안 생겼다”라며 “정상적 시공을 했으면 없었을 균열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닥판 교체 후 기존 도장(페인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균열 부위가 손상돼 표면 균열폭이 실제보다 더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바닥판에 보호막을 완전히 설치하고 작업을 해야 했는데 부주의했다. 말하자면 부실시공”이라며 “다행히 균열은 구조적 손상을 주는 게 아니라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통상적으로 생길 수 있는 균열이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성산대교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바닥판 표면에 드러난 균열은 0.4∼0.6㎜였으나 실제 균열 폭은 0.2㎜ 이하였다. 이는 국가건설기준에 따른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허용 균열폭 0.3㎜를 넘지 않는다. 또 도로 통행이 허용되는 최대 하중인 총중량 40t 덤프트럭 2대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시험해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시는 성산대교의 장기적인 사용성 확보와 내구성 향상을 위해 지난달 균열 부분에 대한 전면 보수를 시작해 올해 11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바닥판과 지지 거더(바닥판이 설치되는 보) 사이 결합 부족에 대해서도 보완 공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 교수는 “현재 잔여 공사의 시공 과정을 다시 살펴보고 있으며, 설계를 다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낡은 성산대교 안전을 위해 2017년부터 3단계 성능개선공사를 진행 중이다. 1단계로 북단 공사가 이뤄진 데 이어 지난해 3월 2단계 남단 바닥판 교체 공사를 완료했다. 현재 본교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