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이재명 의원이 23일 배우자 김혜경(사진)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부하직원을 제대로 관리 못하고,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점은 국민께 다시한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이 출석요구서를 보낸 지 2주 만인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5시간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130회가 넘는 압수수색과 방대한 수사자료, 장기간의 수사에 경찰관 여러분 고생 많으셨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카드를 쓴 적이 없고, 카드는 (경기도 총무과) 배모 전 사무관이 쓴 사실도 확인됐다”며 김씨 혐의를 반박했다. 또 “아내는 배씨가 사비를 쓴 것으로 알았고, 음식값을 줬다고 밝혔다”며 “경찰조사 중 배씨가 (법인카드로 구매해) 전달했다는 음식은 16건, 180만원이었다고 한다. 이것도 전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180만원이 적은 돈이 아니고, 불법 유용에 가담했다면 큰 잘못”이라며 “그러나 법인카드를 쓰거나 부당사용을 지시 또는 용인한 게 아닌데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고통을 겪는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오후 1시45분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배씨 등을 통해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했는지,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았는지 등을 캐물었다. 5시간만인 오후 6시50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씨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전반을 조사했으며, 수사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지난 9일 김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김씨 측은 앞서 이 의원 페이스북을 통해 김씨의 경찰 출석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이어 “김씨가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수원=강희청 기자, 안규영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