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현재 어디에 있으며 이 나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왜 청년들은 교회를 떠나는 것이며 세대 간 대화가 단절되는 것일까.
국민일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파크뷰에서 개최한 제17회 크리스천리더스포럼(CLF·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자리였다. 강연자로 나선 이는 한정화 한양대 명예교수. 한 교수는 ‘역사 인식과 세대 갈등의 극복’이라는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이 일군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분열과 대립을 넘어 선진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한 교수는 중소기업청장,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중소기업학회 회장, 벤처산업연구원 원장, 기독경영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 교수의 강연은 신앙적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일별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동아시아 선교가 한국에서 큰 성과를 거둔 배경을 들려줬으며, 한국이 산업화와 민주화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이유를 신앙적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기독교 역사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한 교수는 19세기 선교사들의 조선 선교가 어떤 형태로 이뤄졌으며, 이들이 뿌린 복음의 씨앗이 무슨 성과를 거뒀는지 들려줬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서재필 이승훈 조만식 안창호 등을 언급하면서 “식민지 시대에 기독교는 민족 지도자 양성의 요람 역할을 했다”며 “이 시기에 한국인에게 부활과 영생, 독립의 소망을 갖게 만든 게 바로 복음이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갈수록 첨예해지는 세대 갈등의 원인으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상반된 역사 인식을 꼽았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향한 평가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초석을 놓고 한·미 동맹의 발판을 마련한 지도자라는 주장도 있지만 식민 잔재를 청산하지 못했다는 식의 비판도 많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이 전 대통령과 미국에 분단과 전쟁의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방 전부터 한반도는 이념적 분단 상태였다”며 “소련이 한반도에 공산 정권을 만들고, 분단 이후엔 남침을 부추겼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회 갈등의 이유로 ‘자본 소득의 증가’를 언급한 대목 역시 주목할 만했다. 한 교수는 “자본 소득에 대한 반감이 ‘반(反)부자 정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은 기독교인의 소명과 크리스천 리더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끝을 맺었다. 한 교수는 “하나님은 무지의 어둠 속에 있던 한국인을 빛으로 인도하신 분”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인격(Character), 역량(Competence), 용기(Courage)로 요약할 수 있는 ‘3C’를 갖춘 리더를 키워야 한다”며 “탁월한 리더로 성장해 백성을 구원한 요셉과도 같은 ‘21세기 요셉’을 길러내자”고 강조했다.
이날 CLF에서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을 역임한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가 ‘소유에서 소통으로’(마 25:19~30)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한 목사는 “하나님께서 마지막에 우리에게 던질 질문은 ‘내가 네게 준 것을 가지고 너는 무엇을 하였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유하지 말고 소통해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엔 유통기한이 있다. 시간과 재능, 물질을 세상과 나눠야 더 높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에서는 국민일보 법률자문단 위촉식도 열렸다. 자문단 단장엔 안창호(화우법무법인) 변호사가 선임됐으며 위원에는 이흥락·조배숙(이상 로고스법무법인)·조주태(동인법무법인)·이은경(산지법무법인) 변호사가 위촉됐다. 제18회 CLF는 오는 10월 18일에 열린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