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용민 ‘김건희 특검법’ 발의 국힘 “이재명·김혜경 수사 물타기”

입력 2022-08-24 04:07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장호권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하자는 내용의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이를 당론으로 채택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검찰과 경찰에 (김 여사 관련) 수사를 맡겨놓으면 제대로 되지 않겠다는 우려가 당내에 굉장히 크다”며 “상황에 따라선 (김건희 특검법이) 당론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멤버인 김용민 의원은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 조작, 허위 경력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3선의 정청래 서영교 의원과 처럼회 소속 김승원 장경태 황운하 의원 등 12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용민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검찰이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시간 끌기 수사, 봐주기 수사를 반복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공정한 특검 임명을 통해 윤 대통령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을 엄정히 조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선 특검법 당론화에 대한 신중론도 적지 않다. 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특검은 수사기관에서 충분히 수사하고 미흡했을 때 해야 하는 것”이라며 “(김 여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등이 우선 잘 처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의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 “(아직) 지도부의 특별한 입장은 없다”면서도 “국민이 기대하는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검토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복수” “이재명·김혜경 수사 물타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대선부터 이어진 김 여사에 대한 민주당의 도착증적 행태가 ‘오기 특검’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보라. 문재인정부에서 2년6개월 동안 수사 인력 수십명을 동원하고도 기소조차 못했다”며 “결론이 뻔한데도 민주당이 특검을 들고 온 이유는 따로 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과 부인 김혜경씨의 수사를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거대 야당의 입법권을 흉기로 사용해 대선 패배 복수를 배우자에게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