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해외입양인들이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입양 과정에서 벌어진 광범위한 인권 침해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청했다. 덴마크 한국인 진상규명 그룹(DKRG)은 23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거짓을 바탕으로 살아온 해외입양인에게는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진실화해위 측에 조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DKRG는 해당 시기에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이들이 결성한 단체다.
피터 묄러(한국명 홍민·사진) DKRG 공동대표는 “1968년부터 1993년까지 7790명이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됐다”며 “당시 작성된 입양 서류를 살펴보면 강압과 뇌물, 문서 위조, 가짜 고아 호적 등의 불법 양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원 중에는 양어머니가 한국에서 입양된 아이를 받고 건강이 너무 좋지 않아 걱정하자 한국 입양기관이 ‘아이가 죽으면 다른 아이로 바꿔주겠다’는 말을 들은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DKRG는 진실화해위에 회원 175명 중 53명에 대한 조사를 신청했다. 해외 입양인 단체가 진실화해위에 조사를 신청한 것은 처음이다. 묄러 대표는 2주 뒤 한국을 재방문해 추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