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고, 백서 번역… 코인거래소 ‘눈물의 적자생존’

입력 2022-08-24 04:06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고객센터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위축되며 투자자들이 이탈하자 거래소들이 투자자 유치를 위한 자구책을 쏟아내고 있다. 투자전략을 담은 책 발간, 해외 코인 백서 번역 등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시세 하락이라는 근본적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지난해와 같은 ‘코인 붐’이 재현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23일 업비트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백서 전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백서는 해당 코인의 작동 원리, 목표, 쓰임새 등 내용을 담은 일종의 사업계획서다. 투자자들은 코인을 매수하기 전에 백서를 보고 유망한 종목인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해외 발행 코인은 백서가 외국어로 작성돼 접근성이 낮았다. 업비트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 정보 비대칭성 해소와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백서의 국문 번역 작업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빗썸도 이날 ‘NFT 실전 투자 바이블’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한 투자 전략, 발행방법, 시장원리 등을 설명하는 투자 지침서다. 빗썸의 자회사 ‘빗썸메타’ 담당자들과 사내 연구모임 소속 직원들이 발간했다. 빗썸 관계자는 “자신이 투자하는 NFT의 실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가치평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책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코인 거래소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꾸준히 이탈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붙잡으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해 8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파죽지세로 급등한 비트코인 시세는 현재 3분의 1토막 수준인 2000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하루 5만543개에 달했던 비트코인 거래량은 전날 기준 4297개로 10배 이상 쪼그라들었다. 거래 수수료를 주된 수익으로 삼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생존의 문제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코인 시장에 뛰어들었던 근본적인 이유가 ‘시세 차익’이었던 만큼 거래소들의 이 같은 노력이 단기간에 빛을 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시세가 복구돼 다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이 찾아와야 다시 투자자들이 유입돼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