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시장 절반 차지했지만 中 공세에 고심 깊은 삼성·LG

입력 2022-08-24 04:07
모델들이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C2)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LG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TV 시장에서 48.9% 점유율(금액 기준)을 차지했다. 전 세계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손아귀에 두고 왕좌를 지켜내고 있다. 다만 불안한 모습이 엿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기록했던 50%대 합산 점유율이 꺾이면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다 중국업체들의 공세로 시장 장악력이 점점 약화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노려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31.5%를 거두면서 1위에 올랐다. 이어 LG전자(17.4%), 중국 TCL(8.7%), 하이센스(8.2%), 일본 소니(7.4%) 순이었다. 수량 기준 점유율에선 삼성전자가 21%로 1위, LG전자와 TCL은 각각 12.3%, 11.1%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시장에서 1, 2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합산 점유율은 전년 대비 소폭 내려갔다. 두 회사의 금액 기준 합산 점유율은 48.9%로 지난해(50%)보다 1.1% 포인트 줄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시가가 이미 지난 데다 물가상승, 고금리로 인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TV 시장에서 팔린 TV는 9260만4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910만9000대)에 비해 6.6% 줄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475억 달러로 지난해(543억 달러)보다 12.5% 감소했다.

여기에다 중국의 후발 업체들이 시장을 야금야금 가져가고 있다. 화웨이 등의 신흥 브랜드는 수요 둔화 상황에서도 공격 마케팅으로 매출을 올린다. 이들의 차별화 전술이 먹혀들면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위기’을 돌파하기 위해 하반기에는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할 예정이다. TV 수요가 위축하고 있지만 ‘초대형’과 ‘프리미엄’ 제품은 양호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8.6%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전체 올레드 TV 시장에서 약 6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하반기는 계절적 성수기라 TV 판매가 늘어난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엔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라 프리미엄 TV 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