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족 다시 늘었나… 가계 빚 1869조 ‘사상 최대’

입력 2022-08-24 04:05

지난 2분기 가계 빚이 1869조원을 넘어서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음에도 직전 분기 대비 6조4000억원 늘며 증가세다. 다만 증가 폭은 지난해에 비해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 이래 최대치다. 한은은 “2002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상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가계신용은 우리나라 국민(가계)이 지고 있는 총체적인 빚을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 대출은 물론 보험사·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 대출과 공적기관에서 받은 대출, 신용카드 사용금액 등을 전부 더해서 산출한다.

가계신용은 2020년 초 코로나19발 자산가격 폭등과 주식·암호화폐 투자 유행 등에 힘입어 급격히 상승해왔다. 특히 지난해 1분기 1766조7000억원에서 4분기 1862조9000억원으로 1년 만에 100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다 2분기에 6조4000억원(0.3%) 늘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1001조4000억원)이 직전 분기 대비 8조7000억원 늘었다. 2분기 주택매매·전세거래가 전 분기에 비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756조6000억원)은 3개월 새 7조1000억원이 줄어 3분기 연속 감소세다. 하지만 예금은행에서 받는 가계대출은 직전 분기 대비 1000억원 감소하고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보험회사 여신전문회사 등 제2금융권에서의 대출이 1조8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규제가 완화됐다”며 “앞으로도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대해 완화적인 태도를 이어갈 것이라는 조사도 나온 만큼 이런 점들이 향후 가계신용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