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양성원 “인간 목소리 닮은 연주 위해 매일 연습”

입력 2022-08-24 04:04
첼리스트 양성원이 23일 서울 강남구 오드 포트에서 신보 ‘베토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마스트 미디어 제공

첼리스트 양성원(55·연세대 교수)이 베토벤 첼로 작품 전곡집을 15년 만에 재녹음한 신보와 함께 전국 투어에 나선다. 양성원은 23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오드 포트에서 신보 ‘베토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집’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음악은 연주자의 초상화라고 생각한다. 신보엔 음악에 진실해지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 담겼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악기) 연주자들의 목표는 악기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번 앨범은 인간의 목소리를 더 닮은 연주를 위해 매일 연습한 과정이 담긴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파리 음악원에서 필립 뮬러를,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첼로 거장 야노스 슈타커를 사사한 양성원은 진지하고 안정적인 연주로 주목받아온 첼로 연주자다. 유니버설 뮤직 산하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를 통해 발매하는 이번 앨범은 2007년 EMI에서 첫 번째 베토벤 첼로 작품 전곡집을 발매한 이후 약 15년 만의 재녹음이다. 앨범에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5곡과 모차르트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두 곡의 변주곡, 헨델의 오라토리오 ‘유다스 마카베우스’ 중 ‘보아라, 용사가 돌아온다’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등이 수록됐다.

양성원은 “베토벤 등 명곡은 연주할 때마다 새로운 레이어(결)가 보인다. 연주를 거듭할수록 나 자신의 내면이 성장하면서 곡에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며 “첫 앨범 녹음 때는 그저 잘하려고만 했던 것 같다. 이번엔 연주에 혼을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러다 보니 녹음이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10대, 20대 때의 연주는 연습의 결과물이었다면, 40대 이후의 연주는 매일의 삶이 음악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성원은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와 함께 다음 달 23일 부산 영화의전당을 시작으로 통영(25일), 대전(27일), 서울(29일) 등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연다. 양성원은 “파체는 친구이자 지난 10년간 함께 소나타를 연주해 온 파트너”라면서 “우리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세상에 음악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