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원·달러 환율이 13년4개월 만에 1340원 선을 넘어섰다. 수입 물가가 높아져 인플레이션 정점이 늦춰지고 무역수지 적자 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외환시장에선 앞으로 환율이 1400원 선에 근접하는 등 연말까지 불안정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9원 오른 1339.8원에 마감했다. 장중 1340.2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다소 하락해 장을 마쳤다. 장중 1340원 선이 뚫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13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와 중국 위안화 약세가 겹친 영향이 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후 기준금리 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 포인트 인하해 위안화 약세 압력을 높였다. LPR은 중국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해 평균을 낸 수치로, 인민은행 정책에 따라 변동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발언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0.75% 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세계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석하는 오는 26일 잭슨홀 회의에서도 강력한 긴축 기조가 재확인될 전망이다. 이에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도 강달러세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럽의 에너지 수급 문제와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외환시장 불안정성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1% 내린 2462.5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795.87을 기록, 지난달 28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800선 밑으로 떨어졌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