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술 장터가 선다. 다음 달 2일부터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의 서울 버전인 프리즈 서울과 국내에서 가장 큰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측은 22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프리즈 서울은 코엑스 3층 C·D홀에서 2일 VIP 및 프레스 오픈을 시작으로 5일까지 열린다. 프리즈 서울은 2003년 런던에서 처음 시작한 프리즈가 뉴욕 등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출범시킨 페어다. 아시아에선 처음이다. 서울이 홍콩을 제치고 미술시장의 아시아 거점이 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슈퍼 컬렉터 등 미술계의 세계적 인플루언서들이 이 시기 한국을 찾는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한국 대표는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모마)과 구겐하임, 영국의 테이트모던 등 주요 미술관 관계자들이 온다”고 전했다.
프리즈 서울에는 가고시안, 리슨, 하우즈앤워스 등 세계적인 블루칩 갤러리와 함께 한국의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등 21개국 11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프리즈의 명성에 걸맞게 한국에선 보기 힘들었던 동시대 거장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세계 넘버 원’ 가고시안의 진용은 명불허전이다. 미국 미니멀리즘 조각가 리처드 세라, 영국 팝아트 작가 데미안 허스트, 중국 간판 현대미술 작가 쩡판즈, 일본의 팝아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 등의 작품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하우즈앤워스는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 대표 작가 출신의 마크 브래드포드, 페미니즘 미술의 대모 루이스 부르주아 등의 작품을 내건다. 한국에도 지점을 낸 리만 머핀은 한국 작가 이불과 서도호 등을 알린다.
프리즈는 동시대에 활동하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시작한 아트페어로 바젤에 비해 미술사 거장의 작품이 빈약하다는 평을 들었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2012년 ‘프리즈 마스터스’를 출범했다. 이번에도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서 파블로 피카소, 프랜시스 베이컨,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요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의 갤러리현대는 곽인식 이승택 박현기 등 실험미술의 맥을 잇는 작가군으로 진용을 꾸렸다.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선 신생 갤러리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작가를 발굴해 소개한다.
키아프는 같은 날 시작해 코엑스 1층 A·B홀에서 6일까지 열린다. 17개국 164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가나아트는 김구림, 국제갤러리는 김환기, 갤러리현대는 이건용을 중심 작가로 내세운다. 중국계 탕컨템포러리는 중국의 반체제작가 아이웨이웨이 신작을, 벨기에의 악셀 베르포트 갤러리는 보따리 연작으로 유명한 한국의 김수자 작가를 선보인다.
한국의 갤러리 가운데 국제, 현대, 학고재, 리안 등 메이저 12곳은 프리즈와 키아프에 동시 출격한다. 황달성 화랑협회 회장은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되는 프리즈서울과 키아프에 세텍(서울무역전시장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신생 갤러리 중심의 ‘키아프 플러스’까지 합치면 약 350개 갤러리가 참여해 규모 면에서 아시아 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