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가데나(Gardena)에 있는 아메리카에반젤리컬대학(AEU)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김주헌 목사) 미주총회가 설립하고 미국 교육부와 고등교육승인심의회(CHEA)가 승인한 신학대학교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내 유수 신학교의 학생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AEU는 2019년 대비 학생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온라인 강의에 투자하고 선교적 교회를 위한 리더십을 키우려 했던 노력이 성과를 봤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이상훈 총장은 “AEU는 2019년부터 100%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미래 교육은 온라인 중심이 될 것이라 예견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으로 미국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학생들을 연결하는 게 학교의 비전이었다. 미리 준비한 덕분에 코로나가 터진 후에도 학교는 타격이 없었고 오히려 학생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업 전체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후 가장 큰 장점은 유명 강사진들을 교수로 초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강의는 녹화 뒤 학생들에게 영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교수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 강사에는 ‘교회 3.0’ ‘오가닉 처치’의 저자 닐 콜 목사, 선교적 교회 공동체(Ecclesia Network) 공동 창립자 JR 우드워드 목사 등 유명 사역자들이 참여해 목회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학자보다는 선교 운동가나 선교적 교회를 설립한 경험이 있는 목회자를 교수로 세워 세상을 변화시키는 지도자를 키우는 게 목표다.
AEU에서 철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박현 목사는 “코로나 이후 전 세계 신학교가 온라인 강의를 확대하고 있다. AEU는 온라인 강의를 차근차근 준비해 온 데다 새로운 교회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교수진이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며 “해외에 직접 나가지 않더라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유명 교수들의 강의를 듣고 줌(Zoom)을 통해 질문할 수 있어 효율적이고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AEU는 100%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후 선교 현장에 있는 현지인 리더십을 교육하는 데에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중남미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키워내는 현지인 목회자들이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목회를 배우고 있다. 이를 위해 AEU는 영어와 한국어에 이어 스페인어 과목들도 개설했다.
풀러신학교 겸임교수로도 사역하고 있는 이 총장은 “미 유명 주류 신학교들도 학생 수가 현격히 줄었다고 한다. 이제 신학교가 각자 가진 특수성으로 차별화된 목회자를 키워내는 게 중요하다”며 “하나님 나라 회복에 초점을 맞춰 소명의식을 가진 목회자를 배출하는, 작지만 강한 신학교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