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400억원대 손실… 부동산 조각투자 ‘잡음’

입력 2022-08-22 04:05
블록체인 사업 및 기술 개발 기업 '비브릭(B-Brick)' 모회사 세종텔레콤 로고. 업체 제공

부동산 지분을 쪼개 거래하는 부동산 조각투자 업계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 운용 손실 사건이 발생하는 등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비브릭(BBRIC)’ 운영에 참여한 ‘비브릭(B-Brick)’은 최근 암호화폐 운용으로 400억원대 손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플랫폼에선 청약 먹통 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21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비브릭의 모회사였던 세종텔레콤은 전날 반기 검토보고서를 통해 감사 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의견 거절은 지난 5월 비브릭에서 발생한 부정 사건 때문이었다. 비브릭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등 블록체인 유관 사업뿐 아니라 암호화폐 운용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비브릭은 지난해 복수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와 ‘가상화폐계정 이용(대여) 계약’ 등을 체결했다. 거래소가 소유하거나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암호화폐를 대여해 운용하고 수익 일부를 가져가는 식이다.

이때 대여한 암호화폐를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지만 비브릭은 계약을 위반하고 이를 담보로 또 다른 암호화폐를 빌려 운용했다. 이 과정에서 비브릭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손해액은 지난 6월 30일 코인마켓캡 시세 기준 441억46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운용을 담당했던 임원은 해당 거래와 업무지시 내역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브릭은 이 직원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다른 조각투자 플랫폼에선 서버 오류로 인한 청약 먹통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16일 ‘펀블’의 첫 공모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1호’ 청약에서 서버 오류로 청약 시작 시간이 3시간 지연됐다. 지난 6월 첫 공모를 진행한 ‘소유’는 당시 ‘안국 다운타우너’ 청약에서 트래픽이 서버 사용량을 초과하면서 애플리케이션(앱) 로그인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조각투자는 하나의 부동산을 수백만개의 증권으로 쪼개 투자자를 모으고 상장 후엔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도록 한 투자기법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