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2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으며 프로배구 컵대회 여자부 일정이 마무리됐다. ‘월드클래스’ 김연경의 국내 복귀로 개막전부터 관심이 폭발했던 이번 대회에선 어린 ‘뉴페이스’들이 대거 두각을 드러냈다.
GS칼텍스는 20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 프로배구대회(코보컵) 결승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3대 0(25-21, 25-19, 25-22)으로 꺾고 우승했다. 전날 현대건설을 3대 1로 꺾고 결승에 오른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1·2위를 준결승·결승에서 차례로 꺾었다.
젊은 피들이 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아포짓 스파이커(OP) 문지윤(22)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문지윤은 이날 경기 최다득점인 17점(공격성공률 70.83%)으로 우승의 선봉에 섰다.
프로무대 4시즌간 문지윤은 웜업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다. 최은지의 부상으로 대회 두 번째 경기부터 코트에 나선 그는 3경기 연속 팀 최다득점(24점·22점·17점)을 올리며 기회를 잡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문지윤이 에이스 용병 느낌이 날 정도로 잘 때려줬다”고 칭찬했다. 적장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문지윤쪽은 어떻게 해도 커버할 방법이 없어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웃사이드히터(OH) 권민지(21)는 이날 13점을 올리는 등 4경기 연속 10득점 이상을 책임지며 ‘라이징 스타’로 선정됐다. 세터 김지원(21)은 코로나19로 이탈한 이원정(22)을 대신해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오세연(22)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차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실전 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았다”면서 “V리그에서 선수 활용의 폭이 넓어지는 건 팀으로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5년 전 결승전 패배 설욕과 11년 만의 컵대회 우승에 도전했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3일 연속 경기 일정, 전날 저녁 늦게 끝난 준결승 여파로 몸이 무거웠다. 조별예선도 GS칼텍스보다 한 경기 더 치렀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움직임,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면서도 “예상보다 선수들이 잘해줬다. 겨울 리그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세인(19) 안예림(21) 등 영건들의 가능성을 본 것은 성과다. OH 김세인은 결승에서 공격력이 무뎌지긴 했지만, 조별예선 3경기와 준결승에서 총 64점을 뽑아내는 공격력으로 대회 MIP(2위팀 수훈선수)로 뽑혔다. 182㎝ 장신 세터 안예림은 팀의 두 번째 옵션으로 올라서며 컵대회에서 경험치를 쌓았다.
남자부는 21일부터 27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대회를 이어간다. 개막전에선 디펜딩챔피언 우리카드가 한국전력에 3대 1(18-25, 25-17, 25-16, 25-17)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국가대표에서 돌아온 나경복이 19점의 화력을 과시했고, 송희채·이강원도 각각 16점을 기록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데뷔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맛봤다.
순천=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