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아이파크 철거작업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여기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 지원대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반발을 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현산)은 5년 10개월(70개월) 동안 2개 단지 8개 동을 철거하고 신축공사를 다시 진행한다.
현산은 다이아몬드 비트를 장착한 쇠줄로 단면을 절단하는 공법으로 철거를 시작했다. 38~23층 외벽과 바닥이 사라진 동쪽 5개 층, 남쪽 2개 층 기둥을 철거한 데 이어 다음 달 16일까지 ‘건물 안정화’ 작업을 마친 뒤 201동 하층부 본격 철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비산먼지 발생 민원을 제기하면서 콘크리트 단면에 동그란 구멍을 여러 개 뚫는 방식(코어링)으로 공법을 변경했다. 코어링 공법의 경우 먼지 발생량은 줄지만 작업 속도는 절반으로 떨어진다.
이로 인해 건물 안정화 작업은 예정보다 최소 한 달 반 이상 늦어진 10월 말에나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안전계획서 제출 등 후속 절차도 그만큼 지연될 상황이다.
입주예정자 지원 대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11월 30일로 예정됐던 입주를 6년 가까이 늦추게 된 847가구 입주자에 대한 금융지원은 이자 부담만 부당하게 떠넘긴다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현산은 전용면적 84㎡(분양금 5억4500만원) 계약자 기준 전세자금 1억1000만원 무이자 대출과 중도금 2억2000만원 상환 등 1가구당 3억3000만원가량의 주거 지원대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중도금의 이자율이 6%로 책정돼 입주 예정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1억1000만원에 전세를 구할 수 없을 뿐더러 현산의 일방적 잘못으로 입주가 늦어진 것도 억울한 데 이자까지 내라고 하는 것은 사채 대부업을 하겠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산 측은 21일 “분양 계약상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과는 별개의 금융지원 대책”이라며 “최선의 방안을 마련한 만큼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