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된 한기정(사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보험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취임하면 공정위 출범 이래 첫 법학자 출신 위원장이 된다.
한 후보자는 1986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90년 같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96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땄다. 한림대와 이화여대를 거쳐 2007년부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교편을 잡았다. 2020년부터 지난 6월까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을 지냈다. 지난해부터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과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 위원을 맡고 있다.
한 후보자는 아울러 서울대 금융법센터 센터장, 보험연구원장, 금융위원회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금융·보험 분야 전문가다. 그동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상법 교수로 재직하며 보험계약법과 보험규제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을 강의해 왔다. 대통령실은 한 후보자에 대해 “보험 약관 등 연구 분야에서는 ‘을’의 입장을 대변했고, 탁월한 균형감각으로 사회에 적극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 후보자가 임명되면 윤석열정부의 ‘친(親)기업’ 정책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조사 과정 중 피조사 기업의 이의제기 절차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방어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대기업 규제 정책의 일환으로 신설된 기업집단국의 지주회사과 폐지가 유력하다. 지주회사과는 168곳에 이르는 국내 지주회사의 정책 수립·운용, 규정 위반 적발 등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한편 금융·보험 분야에 특화된 한 후보자의 이력으로 인해 공정거래 실무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4년 공정위 사건 관련 경제 분석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며 “담합 관련 논문을 쓴 적도 있고 경력이 공정위 업무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