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밀착된 작은 교회·개척 교회 살려야 미래 있어”

입력 2022-08-22 03:04
김명호 목사가 21일 경기도 고양 일산서구 대림교회에서 지난 1년간 예장합신 교회활성화동행위원장을 맡아 추진해 온 ‘작은 교회 살리기 프로젝트’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고양=신석현 포토그래퍼

“한국교회의 미래는 죽어가는 고목을 다시 살리는 것보다 신생 교회를 살리는 데 있습니다. 작은 교회를 살리고 목회 생태계를 건강하게 바꿔야 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총회장 김원광 목사) 교회활성화동행위원장 김명호(61) 목사는 21일 교단 차원에서 실시 중인 교회활성화동행위원회 사역의 의의와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국가 산업과 경제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업계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허리를 받쳐줘야 한다. 한국교회도 지역주민과 밀착된 작은 교회, 개척 교회들이 바로 서야 미래가 있다.

이런 위기의식을 절감한 예장합신은 지난해 6월 ‘작은 교회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0년을 내다본 장기 프로젝트다. 이후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를 넘어 모든 교회가 동행한다는 의미로 ‘교회활성화동행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김 목사는 “규모가 크든 작든 모든 교회가 연계해 목회 생태계를 건강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활성화동행위원회가 이를 위해 도입한 건 목회자 간 ‘멘토링’ 시스템이다.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눈 뒤 지역별로 1명의 멘토 목회자와 4~6명의 개척교회 목회자(멘티)를 연결했다. 멘토들은 지난 1월 이후 담당 멘티들과 매달 한 차례씩 모여 목회 고민을 나누고 사역 방향을 모색했다. 지난 5월에는 ‘제자훈련’ 세미나를 열었고 1박 2일간 합숙도 하며 교회 활성화를 주제로 집중 세미나를 진행했다.

김 목사는 “단순히 재정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대형 교회부터 소형·개척교회 목회자가 서로 교제하며 사역을 동행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패배주의에 빠지기 쉬운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속 터놓고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고 전했다.

작은 교회를 살리는 일은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을 감당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그는 “중·대형 교회는 시대 요청에 따라 탈바꿈하기가 쉽지 않은데 작은 교회는 새롭고 다양한 사역을 추진할 수 있다”며 “개척교회를 향한 전 교단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김 목사는 “귀한 사역을 감당하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피해의식에 빠져 감정이 메말라가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며 “새 시대 하나님께서 이루실 역사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자”고 강조했다.

고양=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