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나선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비대위원 9명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어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해 재적위원 55명 중 42명이 참석한 가운데 ARS 투표를 실시, 비대위원 선임안을 의결했다.
비대위는 윤석열정부 출범 100일(17일) 하루 뒤인 18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를 발족시키면서 국민의힘 내분을 수습하고 윤석열정부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초선의 엄태영·전주혜 의원, 원외로는 정양석 전 의원, 주기환 전 대검찰청 검찰수사관, 최재민 강원도의원, 이소희 세종시의원 등 6명이 비대위원으로 선정됐다.
주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이 비대위를 이끈다.
‘주호영 비대위’ 인선 특징은 ‘친윤 색깔 빼기’로 요약된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배제됐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 완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비대위로 들어서면서 의견이 많이 갈라졌는데, 그 시비에서 자유로운 분들을 일단 선임한다고 생각했다”며 인선 배경을 밝혔다.
30대와 장애인을 배려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최재민 의원은 38세, 이소희 의원은 36세다. 이 의원은 의료사고로 입은 장애를 이겨내고 변호사가 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수사관이 비대위원으로 발탁되면서 잡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 위원은 윤 대통령이 2003년 광주지검에 근무할 당시 검찰수사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주 위원은 아들의 대통령실 근무 논란에 휩싸였던 인사다. 주 위원장은 “우리 당의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열세지역인 광주에서 (시장 후보로 출마해) 15.9%나 득표했다는 호남 대표성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관련해 “정기국회를 끝내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사무총장에는 3선의 박덕흠 의원을 내정했다. 비대위 대변인에는 박정하 의원을, 비서실장에는 정희용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의총에선 권 원내대표 재신임 안건도 통과됐다. ‘내부총질’ 문자 사태 등으로 혼란을 초래한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에서 활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재신임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비대위 앞에는 이 전 대표의 비대위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크고 작은 암초가 놓여 있다.
주 위원장은 지난 15일 이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게 지나친 공격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재호 강보현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