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만 “손해 봤다”… 반짝 반등에 외국인·기관은 ‘짭짤’

입력 2022-08-16 00:04
연합뉴스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의 승자는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최근 코스피가 2500선을 회복할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인 종목의 주가는 오른 반면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은 대체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판단이 중요해지는 약세장에서 전문가들이 수익을 내기에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반등 흐름을 추세 상승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개인 순매수 1위 종목 삼성전자의 지난 12일 종가는 6만200원으로 개인의 평균 매수가(순매수액을 순매수량으로 나눈 값) 6만519원에 비해 0.53% 낮게 집계됐다. 순매수 평균가격보다 현재가가 낮다는 뜻이다. 순매수 2위 종목인 SK하이닉스는 -3.92%, 3위 ‘KODEX200선물 인버스2X’는 -7.84%의 수익률을 보였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83%로, 이 기간 코스피 등락률(9.07%)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순매수한 종목들은 대체로 수익을 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종목은 단 2개였고 기관은 1개뿐이었다. 이들 종목에서 외국인의 평균 수익률은 6.48%, 기관 투자자는 6.22%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약세장의 특성상 개인투자자가 당장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상승한 종목을 보면 소비재를 판매하는 기업이나 IT·플랫폼 대신 조선, 방산 등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이 많다”며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실적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 장세’로 흘러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증시의 반등을 추세적 상승으로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랠리에는 고용, 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 호조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반영됐다. 그러나 실질적인 변수는 기업 실적이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고 금리인상 속도가 조절되더라도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날 수 있다.

현재로선 하반기부터 ‘이익전망치’가 꺾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익률 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6월 말엔 하반기 영업이익률 추정치가 8.1%에 달했는데 현재는 7.5%로 하락한 상태로, 최소한 7%까지는 영업이익률이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소폭 꺾이면서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졌지만 이는 국제 원유 가격 하락에 기인한 것”이라며 “음식료 등 필수 소비재의 가격 상승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