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대형악재 터진 ‘주호영 비대위’… 오늘 이준석 회견도 변수

입력 2022-08-13 04:08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가운데)이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임이자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시작부터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호영 비대위’는 출범 이틀 만에 김성원 의원의 ‘막말 논란’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이준석 전 대표도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주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하루 전인 오는 16일까지 비대위원 인선을 끝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의 구원투수로 나선 주 위원장이 비대위 초반에 터진 악재를 어떻게 수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저의 경솔한 말로 인해 수해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당 수해복구 봉사활동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언급해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당이 저에게 내리는 그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맡고 있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직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오전 국회 출근길에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참담하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낯을 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장난기가 많은 성격”이라는 주 위원장의 해명이 논란을 키우자 하루 만에 강경한 태도로 선회한 것이다.

그는 “당 윤리위원회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김 의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 위원장은 오후에도 “가까운 시간 안에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윤리위에 회부하는 결정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내부에선 김 의원이 탈당하거나 아예 의원직까지 내려놔야 한다는 강경론이 제기된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윤리위를 소집해 김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김 의원 스스로 의원직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이런 당내 요구에 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하면서 더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행보도 변수다. 지난 10일 가처분 신청을 완료한 이 전 대표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전에 돌입한다. 오는 17일엔 가처분 사건 심문기일도 예정돼 있다. 주 위원장은 “만났으면 좋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했는데 (이 전 대표와)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지지자 모임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도 비대위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국바세는 이날 2502명의 책임당원과 함께 가처분 사건을 맡은 서울 남부지법에 비대위 출범을 규탄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5%로 나타났다. 취임 후 최저치(24%)를 기록한 지난주보다 1% 포인트 오른 수치로, 두 달간 이어졌던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가 일단 멈춘 것이다. 부정평가는 66%였다. 응답률은 12.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견이 지지율 회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