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잠기고 인명피해 속출… 서울시는 치수예산 줄였다

입력 2022-08-10 04:07
간밤의 폭우로 수도권 곳곳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9일 서울 한강대교 인근 올림픽대로가 통제가 해제돼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이한결 기자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지난 8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데 이어 이튿날인 9일에도 수도권 지역에 다시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3개 구에 산사태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노원구 상계동과 중계동에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고, 도봉구 쌍문동, 방학동, 도봉동에도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종로구도 산사태 주의보를 내렸다.

8~9일 이틀간 폭우가 쏟아지며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서울 서초구에서는 5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지만, 지하에 가득찬 빗물로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중대본에 따르면 9일 오후 7시 현재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9명(서울 5명·경기 3명·강원 1명), 실종자는 6명(서울 4명·경기 2명) 발생했다. 오후 3시 집계보다 사망자가 1명 늘어났다. 강원 횡성군에서 산사태로 매몰된 1명이 실종자에서 사망자로 변경됐다.

다만 서울 서초소방서는 서초구 지역에서 릿타워 주차장(1명), 코트라 지하주차장(1명), 효성해링톤타워 근처 맨홀(2명), 강남빌딩(1명) 등 5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서초소방서 관계자는 “배수 작업을 진행해야 구조를 할 수 있는데 빗물이 많이 차 있어서 쉽지 않다”며 “드론 등을 동원해서 최대한 실종자 확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에서는 하천범람으로 급류에 휩쓸려 2명이 실종됐다.

수도권 교통도 폭우로 마비돼 시민들이 출근길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구간은 운행이 중단됐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등 주요 도시고속도로도 통제와 해제가 반복됐다.

재난 규모가 커지자, 서울시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다. 서울시가 올해 수방 및 치수 예산을 전년(5099억원) 대비 649억원 적은 4450억원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최종 시의회에서 의결된 금액은 4202억원이었다. 서울시는 “최근 추경에 수방 예산 292억원을 긴급 편성했다”며 “피해 최소화와 복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필요시 재난기금 및 예비비 등을 적극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