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가격 이미 금값인데… 집중호우에 더 오를 수도

입력 2022-08-10 04:07
시민들이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진열대에서 채소를 고르고 있다. 중부지방에 기록적 폭우가 내리면서 이미 6%대까지 치솟은 물가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추석 물가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지방 폭우로 추석을 앞둔 농산물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집중호우가 이어지면 출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폭염으로 작황이 나빠져 이미 농산물 가격이 오를 대로 올랐는데 폭우가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8~9월 배추와 무, 양파, 대파 등 채소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배추 도매가격은 10㎏에 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21.8%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고랭지 배추는 지난 5월 때 이른 고온과 7~8월 잦은 비가 더해져 평년 대비 작황이 부진했다. 8월 출하량은 평년 대비 9.5%, 9월은 7.3% 감소할 전망이다.

무 가격 역시 출하량 감소로 도매가격이 20㎏ 기준 1만9000원으로 67.6%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파는 지난해보다 52.7% 올라 ㎏(상품)당 1350원, 대파는 ㎏(상품)당 1900원으로 47.6% 비싸질 전망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9일 “출하 시기에 폭우로 작업을 못 하면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추석 이후 출하되는 배추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은 이미 고공행진 중이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농산물 가격은 지난달 8.5% 올랐고, 이중 채소류는 25.9% 폭등했다. 배추 가격은 72.7% 올랐고, 상추 63.1%, 시금치 70.6%, 깻잎 32.8% 등도 큰 폭으로 비싸졌다.

오이와 호박은 각각 73.0% 올랐고, 열무(63.5%), 부추(56.2%), 무(53.0%), 파(48.5%), 감자(41.1%)도 가격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폭우 피해까지 더해지면 채소 가격은 지금보다 더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가 이날 발표하기로 했던 ‘주택 250만호+α(알파)’ 공급 대책이 폭우로 연기됐다. 정부는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윤석열정부 첫 주택공급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관계 부처와 일정 조율 후 공급 대책 발표 일정을 다시 정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