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상징 무등산의 방문객을 공포로 몰아넣는 ‘들개 포획 작전’이 벌어진다. 광주 동구는 야생 들개로부터 시민과 등산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8월 한 달을 ‘집중 포획기간’으로 정해 본격적인 합동 포획 활동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무등산 등산로와 증심사 인근 주택가 등에는 야생 들개가 자주 출몰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동구와 동부소방서에 올들어 접수된 관련 민원은 벌써 30여건에 달한다. 늑대를 연상케 할 만큼 덩치가 큰 개들이 경쟁하듯 짖고 때로는 마주친 시민들에게 덤벼들 것처럼 위협도 한다.
이에 따라 동구는 소방서, 공원사무소, 동물포획 전문가 등으로 들개떼 포획을 위한 합동포획단을 구성했다. 포획단은 무등산 등산객과 증심사 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출현 장소에 관한 제보를 접수해 들개떼의 영역과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고, 구체적 포획장소를 선정하는 등 후속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생포를 원칙으로 정해 총기 발사 등 사살은 하지 않기로 했다. 생포한 들개는 동물보호소로 넘길 예정이다.
포획단은 들개떼 탈출을 막기 쉬운 장소를 골라 포획 망과 포획 틀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주택가 주변에는 야생동물이 접근을 꺼리는 기피제를 살포하기로 했다. 들개 목격담을 토대로 주요 출몰지점에서 기다리다 들개떼를 포위해 일망타진하는 전방위 작전도 펼친다.
등산로 입구 차단기를 기준으로 담당구역을 나누던 개별 포획작업은 효율적인 포획체계 수립을 위해 3개 기관 합동작전으로 전환했다.
동구는 이와 함께 휴가철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버려지는 반려견의 야생화를 막기 위해 내장형 등록 칩과 실외 사육견 중성화 수술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동구 관계자는 “개 물림 사고 우려가 제기된 야생 들개떼는 무척 날렵한 데다 경계심도 강해 포획이 쉽지 않다”며 “3개 기관이 수차례 대책회의를 거쳐 합동포획단까지 구성한 만큼 주민과 등산객 안전 확보를 위해 반드시 들개떼를 잡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