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르네상스 이후 10여년 만에 한강이 완전히 바뀐다. 초대형 관람차와 수만석 규모의 수상 무대가 한강에 들어선다. 또 노들섬에는 한강의 낙조를 즐길 수 있는 도보형 조형물이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를 잇는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이는 매일 저녁 한강의 낙조를 즐길 수 있는 뷰 포인트를 곳곳에 마련해 해외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시장은 최근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빛섬에서 식사하는데, 뷰가 억만불짜리였다. 하지만 돈 내고 식사하는 사람만 이를 보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이 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는 상암에서 여의도, 용산, 노들섬, 반포, 뚝섬, 잠실까지 강남·북을 지그재그로 연결하는 일명 ‘선셋 한강라인’에 석양 명소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4~10년의 중장기 플랜으로 추진된다. 특히 시의 핵심 정책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 기조도 반영돼, 노약자나 장애인 등 약자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다.
우선 노들섬에는 조형미와 예술성이 느껴지는 지붕형 ‘선셋 랜드마크’를 조성한다.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의 슈퍼트리처럼 석양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조형물을 만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시는 국내 혹은 국제현상공모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시는 노들섬 내 현재 구조물을 허물고 아예 새로운 건축물을 짓는 방안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싱가포르의 플로트 앳 마리나베이와 같은 서울형 수상예술무대도 만든다. 다수 관객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대중교통 편의성과 시민 접근성이 높은 반포·여의도 한강지구 등을 후보군으로 고려하고 있다.
오 시장은 “수상무대에서는 이순신 장군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나 뮤지컬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요를 파악해 3만석이든 3000석이든 실효성 있는 공연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대관람차 가칭 ‘서울아이’도 조성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로 불리는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뛰어넘는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오 시장은 “상암동 일대나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 뚝섬유원지역 부근 등이 후보지로 가능할 것 같다”며 “수변무대가 반포로 갈 경우에는 여의도나 노량진 수산시장 쪽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오는 28일부터 10월 30일까지 매주 일요일 잠수교를 ‘차 없는 다리’로 전환해 버스킹과 푸드트럭 등을 운영하는 ‘2022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개최한다. 잠수교는 적응기를 거쳐 단계적으로 보행교로 전환한다.
시는 향후 한강 곳곳에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석양 명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선셋 프로젝트는 하나하나 실행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이른 시일 안에 부지를 확정하겠다”며 “하반기 안에 발표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