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개방·영화관 변신… 교회서 무더위 탈출을

입력 2022-08-09 03:03
낮 기온이 38도까지 치솟고 많은 지역에서 열대야가 지속되는 등 역대급 무더위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네 주민을 불러 모아 영화를 보여주고, 공짜로 음료를 나누는가 하면 농촌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지역사회에 파고들어 더위를 나누고 있는 교회들도 눈에 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성교회에서 ‘열대야 타파 혜성 영화상영’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

서울 종로구 혜성교회(정명호 목사)는 현재 ‘열대야 타파 혜성 영화 상영’을 진행 중이다. 교회 언더우드기념관 1층 채플실에서 지난 2일 영화 ‘아이캔 온리 이매진’을 상영한 데 이어 9일엔 두 번째 영화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 교인과 주민을 찾아간다.

혜성교회 관계자는 “올 초 완공한 교회 언더우드기념관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영화를 상영하게 됐다”며 “혹시 휴가를 못 가신 분들이 계실까 해 시원한 곳에서 영화도 보며 복음을 나누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열치열로 땀을 흘리며 농촌 봉사활동에 나선 교회도 있다. 서울 금천구 주는교회(김준범 목사)는 충북 옥천군 백지리교회(이동진 목사)와 함께 ‘제1차 주는 교회 농촌단기봉사’를 진행했다. 주는교회와 백지리교회 성도 50여명은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엿새 동안 백지리 마을에 머물면서 농촌 일손을 도왔다. 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이미용 봉사, 전등 교체, 훼손된 마을 외벽을 도색하는 봉사 활동을 펼쳤다. 백지리 교회 이동진 목사는 “주는교회 성도들이 마음과 복음 열정을 다해 농촌을 섬겨주시고 기도로 동역해줘 감사하다”며 “흘린 땀과 눈물과 기도로 마을 주민들이 하나님의 때에 복음의 풍성한 열매가 맺히길 기도한다”고 했다.

서울 주는교회 및 옥천 백지리교회 성도들이 지난달 23일 ‘1차 주는교회 농촌단기봉사’를 마친 뒤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는교회 제공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는 2년째 무료로 생수를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올해부터는 교회 쉼터를 개방했는데,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교회 앞에 설치된 냉장고에서 무료 생수를 가져가고 교회 2층 카페에서 외부 음료를 가져와 마실 수 있다. 와이파이를 이용하고, 신간 서적들을 읽기도 하며 무더위를 피하고 있다.

교회 이성도 장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무료 생수 나눔을 진행하고 있는데 하루 300개 정도 주민들이 이용한다. 남전도회연합회 임원들의 헌신으로 생수는 매일 밤 다시 채워진다”며 “교회를 찾는 주민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고 가면 좋겠다”고 했다.

글·사진=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