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명’ 속 더 멀어진 ‘비명 단일화’… 박용진·강훈식 인식 차이도 여전

입력 2022-08-08 04:06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제주시 난타호텔에서 열린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강훈식 박용진 이재명(왼쪽부터) 당대표 후보가 국민의례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뽑는 경선 첫 주에 이재명 후보가 1·2차 권리당원 투표 합계 74.15% 득표로 압승을 거두자 박용진·강훈식 후보 간 단일화가 더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강 후보가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꺾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박·강 후보의 ‘반명(반이재명) 단일화’에 대한 인식 차가 여전하다는 얘기도 있다.

박 후보는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경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과 국민 사이에 전당대회에서 이변을 만들어 달라는 간절함이 유증기처럼 가득하다”며 “그 기폭제 중 하나가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어 “그것(단일화)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강 후보의 답을) 기다리겠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며 강 후보를 압박했다.

반면 강 후보는 ‘단일화가 지지부진해 확대명으로 가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단일화가 본질은 아니다”며 “저희가 더 많은 득표를 해야 나머지 얘기도 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명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한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은 “박·강 후보의 득표율을 합쳐도 이 후보의 절반이 안 되니 당내에서도 단일화를 요구하는 비명(비이재명)계 목소리가 수그러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명계 중진의원도 “1차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되는 10일 이전에라도 단일화가 돼야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일 텐데, 충청이 베이스인 강 후보가 ‘충청 경선(14일)까지는 기다려 달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강 후보의 선전 기미가 보일 경우 두 후보가 경선판을 흔들기 위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수도권, 호남 등 다른 지역에서 박·강 후보 양측의 득표율이 반등하면 단일화 논의도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명계 의원들은 조만간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단일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영 기자, 인천=오주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