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금리 인상기조에도 채권금리는 연일 내리막 왜?

입력 2022-08-08 04:06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에도 채권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더욱 공격적인 긴축 수단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안잔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채권 3조원어치를 사들였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5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079%에 장을 마치며 2%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년물 금리가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30일(2.942%)이 마지막이다.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고강도 긴축 등 영향으로 약 11년 만에 최고치(3.745%)를 기록했다.

고물가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채권금리가 하락한 것은 시장이 물가 충격보다 경기침체 우려에 크게 반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채권금리도 함께 오른다. 하지만 또 다른 변수는 경기다. 경기 냉각이 예상되면 채권 등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린다.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르면 채권 금리는 떨어진다.

현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진 상태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 이슈와 함께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해 국내외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인의 채권 투자는 크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 달간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채권 3조58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월별 채권 순매수 금액도 상승세다. 올해 순매수 금액은 8조80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2003억원)의 2.75배에 이른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채 이외의 채권을 거래하는 크레딧 채권시장의 약세에도 리테일 고객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강세 종목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