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청을 허수아비 취급… 원점 재검토 촉구”

입력 2022-08-03 04:07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2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과 관련해 일선 교육 현장을 책임지는 교육청에서도 철회 요구 목소리가 나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일 입장문을 내 “만 5세를 발달에도 맞지 않는 초등학교에 조기 취학 시키도록 하자는 개편안은 이론적으로도 설득력이 없고 근본 취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가 학제 개편안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육청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교육청과 논의한 적 없다’며 ‘교육청 패싱’을 스스로 밝혔다”며 “교육청은 유·초·중 교육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 교육 현장을 대표하고 연결하는 교육행정기관인데 교육부는 중요한 국가 교육정책 발표에서 또다시 교육청을 허수아비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작은 변화에 민감한 초등학교 시기에 연령이 다른 아이들을 포함시키면 그 아이들과 교육관계자들은 12년의 긴 시간에 걸쳐 어려움을 감당해야 한다”며 “한 연령의 아이들이라도 그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나 협의, 공론화 없이 진행되면서 오히려 정책 신뢰를 잃어버린 면이 있다”며 “(만 5세 입학 개편안을) 철회하고 이제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새롭게 협의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이 회장을 맡고 있는 17개 시도교육감 협의체인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진보·보수 성향에 관계 없이 개편안을 반대하는 취지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