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 보시기 합당한 ‘소명으로서의 직업’ 알려드립니다”

입력 2022-08-03 03:01
게티이미지뱅크

16세기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와 장 칼뱅이 태동시킨 ‘직업소명론’은 세속 영역의 직업도 하나님의 소명으로 보고, 타인에게 유익을 주는 일이라면 성직으로 삼아 일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직업소명론은 개인의 일을 의미와 목적을 가진 것으로 인식하고 일 자체에 헌신하는 태도로 이해된다.

진지한 기독 청년이라면 자신의 일터와 직업 속에서 이 소명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청년들은 사회 진출에 앞서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뚜렷한 사명 의식도 필요하다. 이런 청년을 위해 선배 기독인들이 나선다.

“토지는 본래 하나님이 주신 것인데 오늘날 토지는 자본주의와 물질주의 확산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양동수 변호사는 기업 법률 자문을 하다 다른 이의 처지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어 공익변호사의 길로 전환했다. 그는 풍요로운 사회 이면의 불평등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그러면서 레위기 25장 23절 말씀을 소개했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 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다만 나그네이며, 나에게 와서 사는 임시 거주자일 뿐이다.”(새번역)

양 변호사는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 임대주택인 ‘위스테이’를 통해 주거 가치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며 “교회와 지역사회는 이와 같은 주거 공간의 확대를 논의하는, ‘안전망’으로서의 새로운 교회 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시민주권센터의 오지은 센터장은 시민단체 희망제작소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청년’에 주목하며 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오 센터장은 시민과 지역사회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고 하나님 나라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하는 일이 다양해 힘들지만 주님께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필요한 곳에 쓰고 계시다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그는 “시민의 권리 보호와 증진,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활동과 하나님 나라 회복이 관련이 있다”면서 “시민 참여와 시민 주권 사회가 주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사회라 생각한다.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기독교 연구기관인 도시공동체연구소가 오는 20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개최하는 ‘하나님과 公하리-기독 청년과 공적 삶, 하나님 나라의 선교적 삶’ 캠프에서 발표한다. 캠프에서는 공적 영역에서 직업소명론을 가지고 일하는 선배 청년 6명으로부터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를 듣는다.

강의에는 김정태 MYSC 대표와 박정호 이사장, 주건일 서울YMCA 이웃분쟁조정센터장, 난민 인권을 위해 일하는 전수연 변호사 등이 함께한다. 캠프를 기획한 장신대 성석환 교수는 2일 “사회적 불평등이 점점 거세지는 시기에 기독 청년들이 공공성에 관한 관심을 고양하고 선배들과 대화하며 배우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