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당한 황희찬 “누구도 이런 일 겪어선 안 돼”

입력 2022-08-03 04:06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26·사진)이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벌어진 인종차별 행위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황희찬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어와 한국어로 입장을 남겼다. 그는 “구단, 스태프, 동료, 팬분들 많은 응원 메시지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우리는 그저 같은 인간이다. 성숙한 태도로 이 스포츠를 즐겨야 한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내 동료들과 후배들, 이 세상 그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된다”고 적었다. 입장문 말미엔 영어로 “노 투 레이시즘”(No To Racism·인종차별에 반대한다)이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전날 포르투갈 알가르브의 알가르브 경기장에서 열린 포르투갈 2부리그 소속 SC 파렌세와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울버햄튼은 0-1로 끌려가다 후반 11분 황희찬의 페널티킥 동점 골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건은 황희찬이 패널티킥 키커로 나선 시점에 벌어졌다고 한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 등 외신은 파렌세 팬이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 욕설과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주심과 울버햄턴 주장인 코너 코디에게 상황을 알렸으나 곧바로 조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울버햄턴은 경기 후 성명을 통해 “파렌세와 친선 경기에서 우리 팀의 한 선수가 상대팀으로부터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이 사건을 유럽축구연맹(UEFA)에 보고하고 관련 기관의 조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안과 관련해 피해 선수를 철저히 지원하겠다”며 “인종차별은 어떤 형태로든 용납될 수 없으며 결코 방치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해외파 선수들은 종종 인종차별을 당한다. 손흥민도 지난해 일부 팬에게 인종 차별성 폭언을 들었고 기성용 이강인도 인종차별을 겪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