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ℓ)당 가격이 2000원대를 돌파했던 휘발유값이 넉 달 만에 1800원대로 다시 돌아왔다.
여전히 휘발유값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경유값도 2000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1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판매가격은 각각 ℓ당 1897.3원, 1982.6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9일(1892.4원) 이후 처음이다.
기름값 하락은 국제유가 하락세 및 7월부터 적용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확대(30→37%) 영향으로 풀이된다.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직전인 6월 30일(2144.9원)과 비교했을 때 247.6원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2167.7원에서 185.1원 하락했다.
다만 경유는 국제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당분간 휘발유 가격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對)러시아 제재로 유럽의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 일부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도 내려가는 추세다. 7월 셋째 주 정유사 평균 공급가격은 휘발유는 ℓ당 1690.7원, 경유는 ℓ당 1823.5원으로 6월 다섯째 주에 비해 각각 289.7원과 279.2원 내렸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점에 유류세 50% 탄력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민생경제안정특위는 지난 29일 유류세 탄력세율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교통·에너지·환경세법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개정안이 처리되면 시행령 개정을 거쳐 휘발유 기준 유류세가 ℓ당 최대 148원 추가로 내려갈 수 있게 된다. 경유와 LPG(액화석유가스)는 각각 105원, 37원 더 낮출 수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유가가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50% 탄력세율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오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