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싱가포르 고급임대주택은 하계5단지의 미래”

입력 2022-08-02 04:07
오세훈 시장이 1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주택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피나클 앳 덕스톤’ 50층 전망대에서 서울형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밝히고 있다. 서울시 제공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내 첫 영구 임대 아파트 단지이자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1호 단지인 서울 노원구 하계5단지를 대상으로 초고층 고밀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30년으로 예정된 입주 시점도 당기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1일 싱가포르의 피나클 앳 덕스톤(피나클)을 찾아 “하계5단지의 용적률을 한 450%까지 끌어올려 피나클처럼 만들겠다”며 “(비슷한 용적률의) 피나클이 1800세대고, 하계5단지가 1500여 세대 정도라 피나클에서 두 층 정도를 잘라낸 건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피나클은 2009년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HDB(주택개발청) 주택을 허물고 도심에서 일하는 중·저임금 근로자에게 초고층 고품질 공공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단지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주택으로 높이 50층, 7개 동에 현재 1848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하계5단지를 고급 자재 등을 사용하고, 중형 평형 이상이 도입되는 고품질 임대주택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하계5단지를 50층 높이의 랜드마크와 같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서울시 관계자는 “높이 상향은 당장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고, 오 시장의 의지 표명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2030년으로 예정됐던 하계5단지의 입주 시점도 예정보다 당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물량을 많이 늘려야 하는 시점인데, 재건축을 통해서 대략 2.5배 정도 물량을 늘릴 수 있다”며 “(공급을) 서두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임대주택 고급화와 고밀 개발로 인한 재원 문제는 장기전세주택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원을 넘었고, 5년 뒤부터는 장기전세주택 20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팔 수 있다”며 “3만3000호에 달하는 장기전세주택을 팔면 36조원의 재원이 마련된다.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싱가포르 정부 당국을 이끄는 주요 장관들과 세계 주요 도시 시장들을 만났다. 전날 미카엘 루드비히 오스트리아 빈 시장, 미하엘 콜바트 에스토니아 탈린 시장을 만난 데 이어 1일엔 웅예쿵 싱가포르 보건부 장관 등을 만나 공공 스마트 헬스케어 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싱가포르의 스마트 헬스케어 정책인 ‘루미헬스’는 서울시 스마트 헬스케어 정책인 ‘손목닥터9988’(온서울 건강온)의 모태다.

싱가포르=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