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유가 등 해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제 원자재 가격 등 해외 경제 변수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현재 6%대인 물가가 2~3개월 후 안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물가 피크아웃(정점) 시점은 10월로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해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올려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 수준이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우려나 가계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지만 현재 6%대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잡으려면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열어 놨다. 그는 “물가가 예상했던 기조에서 벗어나면, 그때 가서 데이터를 보고 금리 인상의 폭과 크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기재위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7%보다 소폭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국내 경기는 크게 나빠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지금 확답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10월쯤 해외 자료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