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1997년 DVD 우편 대여 서비스로 시작했다. 2007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시작한다. 영화사들이 제작한 수많은 영화를 한곳에 모아 놓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실패한다. 굳이 넷플릭스에 가입하고 별도로 돈을 내면서 볼 필요가 없었다. 전략을 바꾼다. 2012년부터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었다. 관객들이 넷플릭스에 가입하기 시작한다.
2018년 12월 14일 넷플릭스는 영화 ‘로마’를 개봉한다.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다. 미국 아카데미 3개 부문에서 수상한다. 영화관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가 영화제를 휩쓸었다. 2021년 ‘오징어 게임’이 돌풍을 일으킨다. 신경제 정보사회는 제작과 배급 그리고 관람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넷플릭스가 개척한 ‘새로운 할리우드’다.
2016년 미국 가정에서 DVD나 블루레이 같은 피지컬 영화 소비 규모는 127억 달러였고, OTT나 스마트TV 등 디지털 영화 소비는 301억 달러였다. 반면에 극장에서 영화를 본 사람이 쓴 돈은 409억 달러였다. 역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영화 관람이 아날로그 영화 관람을 앞질렀다. 지난해 극장 영화 소비는 70억 달러로 줄었다. 가정에서 영화를 본 사람이 쓴 돈은 738억 달러나 된다. 극장 영화 관람과 디지털 영화 관람 규모의 격차는 불과 5년 만에 10배로 벌어졌다.
그럼에도 올여름 한국 극장은 뜨겁다. ‘범죄도시2’가 1000만 관객 영화에 오르고 전 세계 흥행 5위를 기록했다. 박찬욱 감독이 만든 ‘헤어질 결심’은 개봉 한 달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랑하고 헤어지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김현민 감독이 만든 신작 ‘한산’은 개봉 나흘 만에 160만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2014년 개봉된 ‘300: 제국의 부활’에 필적한다. 코로나로 움츠린 2년을 극장에서 보상받는다. 올여름에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즐겨야겠다.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