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수입산 축산물에 할당관세 0%를 적용했지만 고환율 등의 여파로 가격이 잡히지 않고 있다. 축산농가는 오히려 국산 가격만 떨어지고 있다며 대(對)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3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30일 미국산 갈비 도매가는 100g에 4333원을 기록했다. 할당관세 0%를 적용한 지난 20일과 비교해 2.5% 뛰었다. 호주산 갈비도 같은 기간 4.4% 올라 100g에 4459원에 거래됐다. 이와 달리 한우의 경우 갈비 1등급 도매가는 100g에 6688원으로 같은 기간 1.1% 내렸다. 돼지고기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입 삼겹살 도매가는 지난 30일 100g에 1461원에 달했다. 무관세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일(1458원)과 비교해 차이가 거의 없다. 반면 국산 삼겹살값은 같은 기간 2757원에서 2621원으로 4.9%나 떨어졌다.
축산단체들은 “수입산 축산물 가격은 잡지도 못한 채 국산 가격만 때려잡고 있다”며 반발한다. 정부의 할당관세 적용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수입산 소고기 10만t, 돼지고기 7만t, 닭고기 8만2500t 등이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축산업계는 고환율 등으로 국제 축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할당관세 조치의 물가안정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되레 공급량이 과도하게 늘면서 하반기 재고물량 급증으로 축산농가가 줄도산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축산농가는 거세게 반발한다. 전국한우협회, 대한한돈협회, 대한양계협회 등의 9개 축산생산자단체는 오는 11일 서울역에서 총궐기 대회를 열고 수입축산물 무관세 철회, 사료값 안정화 지원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정부의 무관세 축산물 수입정책이 국산 축산물의 위축과 가격 하락을 가속화하는 비수가 됐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